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4차 재판이 진행됐다.
이 전 부회장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고, 박 전 대통령이 정씨를 아낀다는 이야기를 최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서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이 전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2013년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에 선임됐을 당시 박 전 전무에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2014년 이전이 확실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승마협회 관계자 등 관련 있는 사람들한테도 전해 들은 것 같다"며 "당시 박 전 전무가 자랑하듯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회장은 또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이전부터 승마계에선 최씨가 비선 실세라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증언했다.
특검이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였다는 소문이 승마계에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이 전 부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진술한 최씨의 영향력을 2015년 7월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에야 알았다는 삼성 측의 주장과 반대된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이 독대 이전에 최씨의 영향력을 이미 인지하고 정씨에 대한 지원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최씨 측 변호인이 '검사가 소문을 말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소문도 일종의 간접사실이 될 수 있다"며 심리를 그대로 진행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29일 밤 10시까지 재판을 받고 11시간 만에 다시 법원에 나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최씨는 앞서 여러 차례 재판을 받아온 때문인지 편안한 자세로 재판을 받으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은 이른바 '비선 진료'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31일로 예정된 증인신문에 또 출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9일 이 전 경호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인즉슨, 자신의 재판 준비나 일정 등에 따른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출석에 응하기 어렵고 서면 조사로 대체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