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안정성을 중심으로 했던 신제품 개발 기조에서 벗어나 다시 ‘혁신’에 방점을 찍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에 출시한 ‘G6’에 안정성 등을 이유로 경쟁사보다 한 단계 낮은 모바일 AP를 채용한 바 있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달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 G7에 스냅드래곤845를 적용하기 위해 모바일 AP 업계 1위 업체인 퀄컴과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올해 10월 말 완성을 목표로 개발 중인 스냅드래곤845는 업계 최고 상위 모델로 7나노 공정을 기반해 생산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S8, S8+)’에 탑재된 10나노 공정의 ‘스냅드래곤835’ 대비 30%가량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냅드래곤835는 스냅드래곤845의 전작으로 현재 업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모바일 AP다.
앞서 LG전자는 G7의 전작인 G6에 경쟁사 제품(스냅드래곤835)보다 한 단계 낮은 ‘스냅드래곤821’을 적용한 바 있다. 최신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검증된 안정적인 제품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퀄컴의 주력 제품인 스냅드래곤은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성능은 높아지고, 소비전력은 낮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모바일 AP의 경우 초기 완성도가 균일하지 않아 같은 제품이라도 성능이 20~30%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제품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LG전자가 G6에 스냅드래곤835를 적용하지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새로운 선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제품 개발에 있어서 다시 혁신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8월 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에서도 듀얼카메라, 세컨드 디스플레이 등의 혁신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에서는 제품의 안정성과 보편성에 힘을 실었던 G6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례로 미국의 인터넷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G6는 LG의 스마트폰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에 있는 제품”이라면서도 “다만 사양이 약간 뒤처진다는 생각에 주변에 구매를 권하는 데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근 스마트폰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기능들을 원활히 구현하는 데 모바일 AP가 핵심 역할을 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LG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