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카메룬 국가대표 출신의 '난민 복서' 이흑산(34·본명 압둘레이 아싼)이 망명지인 한국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이흑산은 2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웨딩뷔페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 주관 슈퍼웰터급(69.85㎏ 이하) 한국 타이틀 매치에서 10라운드 승부 끝에 이규원(24·일산주엽체)을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99-92 96-94 96-95)으로 꺾었다.
2년 전 무주에서 열린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카메룬 국가대표로 참가한 뒤 국내로 망명을 신청한 이흑산은 이로써 복싱M 한국 챔피언에 오르며 '코리안 드림'을 이뤄냈다. 프로 전적은 4전 3승(1KO) 1무가 됐다.
아프리카인 특유의 빠른 스텝과 순발력을 갖춘 이흑산은 기량을 떠나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이규원에게 앞섰다.
이흑산은 망명 1차 신청에서 불합격돼 현재 2차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2차 심사가 곧 최종 심사인데, 만약 망명이 불허돼 카메룬에 강제 송환될 때는 5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최고 사형까지도 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챔피언 타이틀이 꼭 망명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망명 심사에서 조금이라도 가산점을 얻으려면 그에게는 타이틀이 필요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링에 오른 이흑산은 이규원을 10라운드 내내 밀어붙인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망명 2차 심사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이날은 슈퍼웰터급 외에도 슈퍼플라이급(52.16㎏ 이하)에서 서다원(23·인천정수체)과 나광식(29·와룡체)이 한국 챔피언 벨트를 놓고 10라운드 결정전을 치렀다.
그 결과 나광식이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97-94 98-93 97-96)을 거두고 한국 챔피언 벨트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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