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3차 협력사 지원 확대 “아랫목 온기, 윗목으로 확산한다”

2017-05-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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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상생협력'을 강조해 온 삼성전자가 2차 협력사까지 '현금결제'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기조와 맞물려 대기업들이 상생경영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마련, 다음 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하나·신한·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가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무이자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물대지원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 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로, 필요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 펀드는 2020년 5월 31일까지 3년간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1·2차 협력사 간 '납품 대금 30일 내 현금 지급' 프로세스를 정착시킬 계획"이라며 "추후 협력사들의 요청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4~25일 양일간 수원, 구미, 광주 등에서 500여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1·2차 협력사 간 현금 물대 지급 전면 시행의 취지와 물대지원펀드를 설명하고 1차 협력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대를 지급하는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협력사 종합평가에 가산점을 반영하고, 신규로 거래를 시작하는 협력사에 대해서는 2차 협력사 현금 물대 지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주은기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물품 대금 현금 결제의 물꼬를 터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1차 협력사들도 물대지원펀드를 적극 활용해 물대 현금 지급의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재계 전반에 동반성장 지원시스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 3차 협력사에 대해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에 앞장서왔다. 1차 협력사의 2, 3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1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금 조건을 준수하고, 1차 협력사 역시 어음 및 현금 지급 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사하고 미흡할 시 개선 권고하고 있다.

SK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협력사 대상 항시 현금결제 제도를 도입했으며, 2009년에는 협력사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한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4000억원대에 달한다.

LG그룹은 협력사에 △신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 △협력회사 경영여건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2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급 조건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다는 지적도 있으나 주요 그룹들은 이미 2차 이하 협력사들과 중소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기존 제도를 강화해 어려운 사정에 놓인 협력사들이 생존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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