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노무현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2003년 1월에 법무부, 검찰의 부처보고를 받은 기억이 참 선명하다"며 "그 당시는 참 하루하루가 정말 칼날 위에 선 그런 느낌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 당시 검찰 개혁이 국가 사회의 가장 큰 과제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검찰이 권력에 유착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 수사 의지를 가졌더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검찰개혁이 가장 큰 관심이자 과제로 돼 있는 현실에 저 자신부터 책임감에 소명의식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86%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할 개혁분야는 경제개혁·정치개혁·언론개혁도 아니고, 국민의 34.9%가 검찰 개혁을 시급한 분야로 꼽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검찰청법은 검찰을 공익의 대표자로 천명하고 있고, 검사는 직무수행에 있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국정농단,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법무부 간부들의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대적 보도가 있기 한 달 전 시민단체가 국정농단 사건을 고발했으나, 검찰은 한 달간 수사에 미온적이었다"며 "대대적 언론보도 이후에도 당시 법무부장관은 '박 전 대통령은 수사받지 않는다'는 공언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특별조사단에 속해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방문했는데, 전경련에 의한 어버이연합 사건 수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또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수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치열하게 다퉜는데도 사건 경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서울시 공무원 유모씨 간첩 조작 사건은 수사를 국정원이 했다 해도 기소를 맡은 검찰이 증거조작을 법률가로서 엄밀히 봤으면 조작 사건이 가능했을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경준 현직 검사장이 구속됐었고, 홍만표 전 검사장 역시 구속됐다. 김형준 부장검사도 뇌물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며 "검찰의 권한 남용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권익환 기획조정실장, 박균택 검찰국장, 김호철 법무실장, 이상호 범죄예방정책국장, 김우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김학성 교정본부장, 권정훈 인권국장, 윤웅걸 대검 기획조정부장, 권순범 대검 형사정책단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