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초강세다.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1 비트코인당 2천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상승 폭은 무려 125%다.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1천 달러 선 안팎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불과 두 달도 안 돼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비트코인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국으로의 달러 반출이 제한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일본이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뒤, 엔화나 달러화처럼 시중은행이 비트코인을 거래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이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했다는 분석 등이 있다.
그러나 미 CNN 방송은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한 가장 큰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의 변동 폭이 커지고 미 달러화가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비트코인이 상승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탄핵설까지 나오는 그의 정치적 위기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약 달러화 정책 기조가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한 뒤 미국 다국적 기업 제품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고자 약 달러 정책을 주장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비트코인 신봉자들이 여러 명 있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국장인 미크 멀배니는 과거 하원의원 시절 '비트코인 의원'이라고 불릴 만큼 가상화폐에 호의적인 인물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수석 경제참모인 마크 칼라브리아 역시 비트코인 지지자다.
CNN은 "많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지출 계획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달러를 약화시키고 비트코인과 금 가격의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익명 거래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투자회사인 거버 가와사키의 CEO인 로스 거버는 최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을 주도한 해커들이 파일 복구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요즘과 같은 광풍의 시대에 비트코인은 가장 완벽한 통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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