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미 연예 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남성 사회자 빌리 부시와 버스 안에서 나눈 외설적인 대화 내용이 워싱턴포스트(WP)에 폭로되면서 '반(反)트럼프'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다.
트럼프는 WP 보도 이틀 후 열린 2차 TV토론에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발언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외설적인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다. 난 여성을 진심으로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대선 기간 여성·히스패닉·성 소수자 차별 발언 등으로 숱한 논란을 초래했던 트럼프였지만, 공개로 사과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음담패설을 '라커룸 토크'(locker room talk)일 뿐이라고 둘러댔다. 탈의실에서 남자들끼리 주고받는 시시껄렁한 말이지 진심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함께 등장한 빌리 부시는 진행하던 NBC방송 프로그램 '투데이'에서 하차한 데 이어 이 방송에서 퇴출됐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인 그가 이로부터 7개월 만에 입을 열며 "당시 대화는 라커룸 토크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21일(현지시간)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운동선수였고, 수많은 라커룸에 있었다"며 "그 대화는 내가 그동안 (라커룸에서) 했던 대화 형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시는 오히려 트럼프의 발언은 전형적인 '맨해튼 억만장자'식 발언이라며 "그 순간 그는 전형적인 트럼프였고 충격적이었다. 그런 충격적인 발언은 그에게서 포도주처럼 흘러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버스 안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되돌아보자면, 내가 대화 주제를 바꿨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할 만한 강인함이 없었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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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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