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장래희망 선택 권리, 왕따금지 의무 등.'
대한민국 최초 어린이나라가 구로구에서 건국된다. 헌법, 국가명, 국기 등 나라를 세우는 데 필요한 제반 사항은 모두 어린이들 스스로가 준비했다.
이와 관련해 구로구는 2015년 건국준비위원회를 꾸렸고, 지난해에는 초대정부를 구성해 정부위원으로 함께할 어린이들을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 공무원, 전문가들이 배치된 멘토단은 최소한의 조언 역할만 담당했다.
초교 4~6학년으로 꾸려진 건국준비위원들은 지난 2년 동안 공감워크숍, 헌법교육, 의회와 헌법재판소 견학 등에 다니며 민주주의 기본소양을 배양했다. 헌법 제정 및 나라명과 국기를 만든 건 활동의 값진 성과다.
국기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어린이를 형상화한 사람 기호 중심으로 좌우에 '어리니'라는 문자를 각각 배열시켰다. 왼손을 든 사람에는 '자기의사 표현', '소수의견 존중' 의미를 담았다. 또한 왼손을 알파벳 '아이(i)'로 표현해 내가 성장하고 변해간다는 내용이 더해졌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헌장에 근거한 헌법에는 어린이가 독립된 인격체이자 존중 대상임을 천명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행정부(11~13세), 시민의회(11~13세), 국민(8~13세)으로 구성된다.
죄가 없는 나라를 꿈꾸며 사법부는 두지 않았다. 현재 약 50명 규모의 국민은 해마다 새롭게 추가 모집해 14세 이상이 되면 자동적으로 속하도록 한다. 구는 다음 달 구의회 상정을 통해 '구로어린이나라 지원을 위한 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구로어린이나라 건국 선포식은 이달 27일 열린다. 구로근린공원에서 'Hello 나의 권리, Welcome 민주주의'란 부제로 본 행사, 축하공연, 상설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성 구청장은 "성숙한 민주주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의 민주시민 교육이 중요하다"며 "어린이들이 직접 수립한 구로어린이나라가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유익한 배움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