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폐광지를 치매 연구·치료·요양 메카로 만들자. 시설 조성 재원은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카지노 강원랜드 운영 수익금에서 마련하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치매 국가 책임제 실현' 공약과 관련해 김호규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태백현대위) 위원장은 이같이 제안했다.
태백현대위는 태백지역 범시민·사회단체 연합기구다.
그는 폐광지의 치매 메카 조성은 사회적 과제인 치매 문제 해결 이바지, 폐광지 회생, 강원랜드 지속 가능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보고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6'은 2015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를 약 64만8천 명으로 추정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1명이 치매 환자다.
빠른 고령화 등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24년 100만 명, 2041년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관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새로 시설을 조성하려 해도 '우리 집 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현상과 재원 문제 벽에 막힌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치매센터 2014년 국민 치매 인식도 조사를 보면 국민이 생각하는 치매 관련 서비스 우선순위는 서비스 기관 확충(30%)이 가족지원 서비스 강화(32.4%)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강원랜드 설립 근거인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제정을 끌어낸 1995년 정선 사북·고한 주민 생존권 투쟁에서는 핵폐기물 저장소도 유치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폐광지 주민의 이런 절박함은 지금도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치매 시설 관련 폐광지 정서가 '노'(NO)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500억원을 들여 3만3천㎡ 규모 시설을 지으면 치매 환자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의사, 간호사, 상담사, 보호인력, 물리치료사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9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랜드 지역연계 사업이 사실상 모두 실패했고, 대안 사업도 발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치매 메카 조성은 가장 확실한 폐광지 회생 대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랜드가 폐광지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8년부터 수천억원을 들여 추진한 태백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만성적자로 청산 위기다.
영월 하이원상동테마파크는 개장도 못 했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도 설립 이후 줄곧 적자 운영 상태다.
그는 강원랜드가 치매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도박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개선으로 폐특법 시효 연장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5년 말 10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폐특법 시효는 그동안 두 차례 연장됐다.
세 번째 시효는 2025년까지다.
김 위원장은 22일 "사회문제인 치매 해결 이바지와 폐광지 경제 개선 그리고 폐특법 시효 세 번째 연장 명분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치매 연구·치료·요양 메카 조성을 적극·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최근 강원랜드에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폐특법 시효가 8년 남은 현실에서 이는 폐광지 회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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