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0으로 앞선 전반 45분 이승우(FC바르셀로나)의 왼쪽 측면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렸다.
조영욱은 기쁨을 주체못하고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숙여야 했다.
비디오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s System)으로 득점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승우의 드리블이 골라인 아웃됐다는 판정이었다.
경기 후 만난 조영욱은 "골을 넣은 뒤 좋아서 세리머니까지 펼쳤는데, 무효가 돼 매우 아쉬웠다"라며 "다음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선 깔끔하게 골을 넣겠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오늘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에 0-3으로 져서 2차전에 온 힘을 다해 뛸 것 같지만 동요하지 않겠다. 오늘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실 조영욱은 그동안 골을 넣지 못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약 4개월 동안 침묵했다. 지난 14일 세네갈과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본 게 최근 넣은 득점의 전부였다.
조영욱은 기니 전에서 골을 넣으며 대표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자존심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새로운 룰 때문에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조영욱은 비디오판독 시스템으로 득점 무효 판정을 받은 첫 한국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는 "아쉽지만, 핑계 대지 않겠다. 비디오판독 시스템은 정해진 룰이라 깔끔하게 받아들인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다시 도전하겠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승우, 백승호와 함께 뛰어 부담되지 않나'라는 질문엔 "처음엔 두 선수에게 맞춰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 양 날개가 바르셀로나(선수)라는 자신감이 들기 시작했다"라며 "자부심을 느끼며 뛰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영욱은 이날 경기에서 세트피스에 의한 공격이 많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 팀의 세트피스는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받으며 나온다"라며 "중간에 공을 빼앗기면 역습 기회를 내줄 것 같아 오늘 경기에선 딱 한 번만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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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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