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금고 돈 탐나서"…억대 강도짓 하고서 피해자 행세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안홍석 손형주 기자 = 함께 사는 '절친'을 상대로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강도짓을 벌이고 태연하게 피해자 행세를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모(22)씨 등 3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박모(21)씨 등 친구 2명과 함께 이달 13일 오전 11시 강서구 오피스텔에서 집주인 A(22)씨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 2천300만원과 골드바, 명품 시계 등 총 1억여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특별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씨는 올해 초부터 초·중·고교 동창인 A씨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았다.

A씨 오피스텔에는 또래 자취방에선 찾아보기 힘든 금고가 하나 있었다. 금고 안에 적어도 수백만원은 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한 김씨는 박씨 등과 함께 강도 행각을 벌이기로 마음먹었다.

김씨가 피해자인 척하며 박씨 등의 범행을 돕고, 거짓 진술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는 것으로 '각본'을 짰다.

박씨 등이 문을 두드리자 김씨가 문을 열어줬다. 박씨는 김씨를 망치로 '위협'해 청테이프와 수건으로 A씨 손발을 묶도록 했다. 이어 박씨가 김씨 손발을 묶었다.

겁에 질린 성씨는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박씨 등은 현금다발과 금품을 들고 달아났다.

성씨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처음엔 김씨도 피해자인줄 알았다. 그러나 김씨 진술 태도가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낀 경관이 집중적으로 추궁하자 자신도 공범이라고 금방 털어놨다.

달아났던 박씨 등도 경기 안산의 한 PC방에서 범행 당일 오후 8시께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 금고에 있던 돈과 명품은 그의 부친이 금융 관련 범죄로 구속되기 직전 남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돈이 부친의 범죄 수익인지 여부 등 정확한 출처를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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