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프라이드>,동성애 속에서 이뤄지는 자아 실현 훌륭히 묘사

2017-05-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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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연극열전(주)]


“타인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닿길 바라는 의지, 거기서 오는 용기, 용기 있는 목소리만이 갖는 프라이드”

영국 작가 알렉시 캠벨의 연극 <프라이드>가 지난 3월 21일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2014년 초연, 2015년 재연 이후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1958년과 현재가 교차하며 이루어지는 연극 <프라이드>는 올리버, 필립, 그리고 실비아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1958년 영국 동화작가 올리버가 필립과 실비아 부부의 집에 초대된다. 올리버와 필립은 서로에게 호감 이상으로 끌리고 있음을 느끼지만, 필립은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며 자기의 감정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한다. 실비아는 두 사람의 관계를 직감적으로 눈치 채고, 세 사람 모두 불안 속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기 시작한다.

한편,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한층 자유로워진 2017년 영국의 게이 칼럼니스트 올리버는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사진작가인 애인 필립과 크게 다투고 만다. 올리버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기를 바라지만, 그를 떠나간 필립은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다. 필립과 올리버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두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 실비아는 그들에게 함께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갈 것을 제안한다.

표면적으로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지만, 결국 작품은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용기와 노력의 중요성,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의 가치를 강조한다. 또한 침묵의 역사 속에서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가진 이들의 노력으로 앞으로의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변화가 주는 고통과 두려움 앞에 선 이들을 위로하며 관객들의 가슴에 큰 울림과 감동을 선물한다.

작품의 제목 ‘프라이드’는 1970년, 스톤월 항쟁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돼 성 소수자의 권리와 자긍심을 높이고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전 세계에서 해마다 열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의미하기도 한다. 각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치적 시위와 축제의 성격이 결합돼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국내에서는 프라이드 퍼레이드 대신 ‘퀴어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0년 9월 8일 연세대학교에서 처음 열린 퀴어문화축제는 올해 제18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행사는 오는 7월 15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리버 역에는 박성훈, 박은석, 오종혁, 장율, 정동화, 필립 역에는 배수빈, 이명행, 정상윤, 실비아 역에는 김지현, 이진희, 임강희, 의사, 잡지 편집장 피터 등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멀티에는 양승리, 이원이 캐스팅되어 모든 배우가 각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나 자신을 향한 용기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연극 <프라이드>는 7월 2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단비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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