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남중국해를 두고 주변국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육군력에 집중해왔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잠수함과 선박을 구입하는 등 해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6년까지 5년간 동남아시아 5개국의 국방비 지출은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각각 60% 이상 증가하면서 상위권에 올랐다. 마닐라는 군사 장비 현대화를 목표로 지난 5년간 군비 지출을 40% 이상 늘렸다.
싱가포르는 2024년까지 독일산 218SG 잠수함 2척을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말라카 해협을 통한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까운 해상 차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싱가포르가 지난해 지출한 군사비는 100억 달러(약 11조 1830억 원)로 동남아시아 내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2009년 러시아산 킬로급 공격용 잠수함 6척을 도입, 남중국해를 바라보는 중부 전략항구에 배치한 상태다. 말레이시아도 프랑스산 스콜피온급 잠수함 2척을 작전 배치한 데 이어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태국은 중국산 비(非)원자력 잠수함 3척을 135억 바트(약 4380억 7500만 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태국이 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은 6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대만은 지난 3월 자체 개발 잠수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닛케이신문은 17일 보도를 통해 "베트남 전쟁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함으로써 동남아 국가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어떤 국가도 중국과 군사적 충돌을 원하고 있지 않지만 해군력을 바탕으로 군비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