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준비절차 이번주 끝나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최순실씨와 공모해 대기업으로부터 592억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준비절차가 5월 셋째 주 끝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 회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개최한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달 2일 열린 첫 재판에서 준비절차를 끝내고 정식 재판에 들어가려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해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연다.

관련기사

• ​근거 없는 ‘로또당첨 예상번호’로 수십억 챙겨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 복사가 안 돼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2일 도태우(48·사법연수원 41기), 김상률 변호사(37·변호사시험 1회) 등 두 명의 변호인을 추가 선임했으나 기록 분량이 방대해 검토와 변론 계획 수립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준비기일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은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기 힘들지만 심리가 먼저 진행될 삼성 관련 뇌물수수,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에 관한 의견을 내놓을 전망이다.

재판부는 첫 재판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씨 사건이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과 같아 병행 심리가 불가피해 최씨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삼성 관련 혐의를 함께 심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최씨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하고 최씨 등이 받은 돈의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 24기)는 공소사실 중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게 그룹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해서인지 아니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 지원을 기대해서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사실상 경제적 이익을 공유했다고 보고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돕는 대가로 최씨가 금품 지원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16일 준비를 끝내고 23일부터 정식 재판을 시작할 방침으로, 본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얼굴을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19일 열리는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비선진료' 방조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은 17일부터 19일까지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증인신문을 한다.

재판에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혁 전 센터 전무이사, 삼성물산 옛 주주인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등 핵심증인으로 포함됐다.

형사합의23부는 18일 박 전 대통령을 진료한 김영재 원장과 아내 박채윤씨 등 '비선진료' 관련자의 선고 공판을 연다.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재판은 형사합의30부 심리로 15, 17, 19일 열린다.

재판에서는 조현재 당시 1차관, 이모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장 등이 증언한다.

형사합의29부는 15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학사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결심 공판을, 17일과 18일에는 최순실씨와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재판의 증인신문을 한다.

형사합의21부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재판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