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결정에 대해 미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4년 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윌리엄 세션스 FBI 국장을 해임했을 당시 조사 때보다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았다.
13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부터 이틀간 미 성인 1천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미 국장 해임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6%로 집계됐다. '모르겠다'는 답변은 15%였다.
이는 과거 미 대통령이 FBI 국장을 해임한 유일한 사례였던 1993년 7월 클린턴 대통령의 세션스 국장 경질 때보다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많은 것이다.
당시 갤럽 조사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세션스 FBI 국장 해임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4%로 절반에 미치지 않았지만 '지지하지 않는다'(24%)는 여론보다는 배 가까이 높았다. '모르겠다'는 답변은 32%였다.
갤럽은 두 대통령의 FBI 국장 해임을 두고 여론이 엇갈린 것은 경질의 성격과 맥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즉, 세션스 국장 해임은 그의 '개인 비리'에 따른 것이지만, 코미 국장 해임은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함이 작용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갤럽은 우선 클린턴 대통령의 세션스 국장 해임은 "법무부가 세션스의 세금 및 정부 재산 남용에 대해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미 국장 해임 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지난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지휘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가 그 후에 논란을 낳을만한 두 가지 설명을 스스로 보탰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이 과도하게 행동했고 조직 내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한 것, 둘째는 자신의 측근들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FBI 수사에 대해서 "대선 승리를 부정하기 위한 부적절한 노력"이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을 더욱 키운 요인이 됐다고 갤럽은 진단했다.
k0279@yna.co.kr
(끝)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