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대위' 체제로…대선패배 후폭풍

2017-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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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의 후폭풍을 그대로 맞고 있다. 지도부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고 11일 총사퇴했다. 창당 15개월 만에 국민의당은 세 번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게 됐다.

이에 리더십 공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비대위원장 선임과 비대위 구성을 놓고 당내 잡음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국민의당은 최고위원과 국회의원 연석회의, 최고위원회의를 번갈아 열며 지도부 총사퇴를 결정하고 이후 당 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지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당이 국민의 심판을 다시 받고 내년 지방선거, 또 한 번의 총선 승리, 그리고 대선 승리까지 5년 후를 준비한다면 지금부터 혁신의 길로 들어가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보다도 더 강한 혁신을 요구하고 쇄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도부가 총사퇴를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광주 남구의 3선 장병완 의원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여기서 뽑히는 원내대표가 비대위 구성 권한을 갖게 된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 때까지는 주승용 현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운영하게 된다.

국민의당 당헌 124조 비대위에 대한 항목을 보면, 비대위원장은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하고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이 당무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토록 돼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중앙위 구성이 안 돼 있고 당무회의만 구성돼 있으니, (비대위원장을) 내정해서 당무회의에서 형식적인 선출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원내대표에는 전북 정읍·고창의 3선 유성엽 의원과 전북 군산의 재선 김관영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했고, 유 의원 역시 조만간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까지 당 운영은 평탄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만 해도 사실상 당을 장악해 온 박 대표의 사퇴를 놓고 문병호 최고위원이 '조건 없는 사퇴'와 함께 '당 수습에 관여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문 최고위원은 박 대표를 향해 "상왕 노릇 하려는 꼼수 그만 부리고 즉각 대표직에서 사퇴하시라"면서 "대표 사퇴 후의 당 상황을 걱정하실 필요도 없고 당에 관여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대표는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리베이트' 사건으로 지난해 6월 말 나란히 사퇴한 직후 1기 비대위원장을 맡아 12월까지 당을 이끌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2기 비대위를 맡았지만 한 달짜리 비대위였다. 올 1월 박 대표는 당 대표로 공식 선출되면서 지금까지, 사실상 총선 이후부터 당을 진두지휘해왔다. '상왕론'이 불거진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안철수, 박지원의 모습을 지우고 '혁신'을 보여줄 만한 인물로 비대위를 꾸려야 하는 게 숙제다. 다만 그런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당내 우려가 크다. 차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역할의 분리 또는 겸직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민주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이 제기되는 것도 국민의당의 명운이 걸린 문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살 길을 모색 중인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 규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합당도 구성원들의 총의를 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정책적인 공조 또는 연정이라는 형태의 협력은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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