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주장한 野의원에는 "과거 거짓말 수사해야" 위협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자 직접 차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코미 국장 해임을 백악관 성명을 통해 공식 발표한 후, 같은 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위터 계정에 자신의 결정을 옹호하는 글을 10건 가까이 연달아 올렸다.
그는 먼저 코미 국장 해임에 반발하는 민주당을 향해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을 향해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징징대는 슈머는 최근에만 해도 '더는 코미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매우 분개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민주당은 코미가 해임돼야 한다는 사실을 포함한 최악의 상황들을 언급했지만, 지금은 매우 슬픈 척 연기하고 있다"고 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대해 특검 수사 도입을 주장한 야당 의원에게는 '수사 위협'까지 가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전날 코미 국장 경질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수사 특별검사 해임에 빗대어 "워터게이트 이후 우리 사법체계가 이렇게 위협받고, 사법체계의 독립성과 진실성에 대한 우리 신념이 이렇게 흔들려본 적은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블루멘털 상원의원의 발언을 지켜보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그는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사 사기 중 하나를 고안했다"고 공격했다.
이어 "블루멘털은 그의 위대한 용기와 베트남에서의 정복에 관해 얘기했지만, 그는 그곳(베트남)에 있지 않았다"며 "체포됐을 때 그는 아기처럼 울었고 용서를 구걸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조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고 자랑했던 블루멘털 의원이 실제로는 여러 차례 기피 끝에 징집됐지만, 국외 근무는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사실을 끄집어내며 수사 위협과 함께 면박을 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 해임 결정의 정당성도 거듭 옹호했다.
그는 "코미는 워싱턴(정치권)과 공화당, 민주당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잃었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그들은 내게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미는 일을 훨씬 더 잘하고 FBI의 정신과 명성을 되찾아줄 사람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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