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6월 8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선거유세로 바쁜 와중에 남편과 함께 TV 토크쇼에 출연해 영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메이 총리는 9일(현지시간) 저녁 방송된 BBC TV '더 원 쇼'에 남편 필립과 함께 나와 어릴 적 얘기, 남편과 만나 결혼하게 된 얘기, 결혼 생활 얘기 등을 전했다.
출연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생활을 포함해 가벼운 소재들을 얘기하는 TV 토크쇼에 메이 총리 부부가 출연한 것이다.
메이 부부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지난해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런던 금융가의 펀드매니저 출신인 남편 필립은 지난 2005년 이후엔 금융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에서 매니저로 일해오고 있다.
필립은 토크쇼에서 결혼 생활에서 협상하는 일은 간단하다며 "내가 쓰레기를 언제 버릴지는 내가 결정한다. 내가 쓰레기를 버릴지 말지 아니라"고 말하자 웃음 짓던 메이는 "남자들이 할 일이 있고 여자들이 할 일이 있다"고 거들었다.
신발 수집광인 메이는 "몇년 전 의회 엘리베이터 안에 한 여성과 있었는데 출입증을 보니까 의회 직원이더라. 신발이 예쁘다고 했더니 그녀가 '당신 신발이 내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줬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녀가 거기 하원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며 자신의 신발과 관련된 일화를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이런 가벼운 얘깃거리들은 조기총선을 앞두고 메이 총리에게 호감 가는 지도자 이미지를 보태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메이의 유세 연설들은 '테리사 메이의 팀'이라는 포스터 앞에서 이뤄지고, 신문 광고들은 '영국을 위한 테리사 메이'를 홍보하는 등 보수당이 이번 총선 선거운동에서 메이를 한복판에 놓고 있다고 했다.
통신은 총리가 아니라 정당을 뽑는 영국 총선에서 홍보문구에 '보수당'이란 글자가 작은 글씨로 써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메이에게 초점을 맞춘 보수당 선거운동은 메이가 보수당보다 인기가 높은 상황을 이용한 계산된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총선이 아니라 대선 유세를 벌이는 것 같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강한 협상력을 달라며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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