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는 12개로 평균보다 적었으나 2회와 4회 28개씩 던졌다. 5회까지 던진 공이 99개였다.
4-0으로 앞선 상황이고, 불펜이 강했다면 니퍼트는 5이닝만 던지고 강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21개를 더 던져 총 120개를 던지고 나서야 7회 배턴을 김강률에게 넘겼다.
지난달 2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4개를 던져 삼진 8개를 솎아낸 이래 이날 올 시즌 가장 많은 투구 수와 최다 탈삼진(10개)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구위가 썩 뛰어나진 않았으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어 던진 요령이 빛났다.
팀의 6-0 승리를 이끈 니퍼트는 포수 양의지와의 찰떡 호흡으로 6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니퍼트는 시즌 4승째를 수확한 뒤 "SK 타선이 잘 치고 빠른 볼에 강하다"면서 "경기 전 양의지에게 직구를 맞을 것 같으면 변화구를 던지도록 사인을 내달라고 요청했고, 적중했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허를 찌르는 니퍼트와 양의지의 볼 배합에 SK 타자들은 2, 3회 연속 아웃카운트 3개를 삼진으로 채우는 등 고전했다.
팀의 3연패 중에 등판해 부담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니퍼트는 "투구를 즐기려 했을 뿐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면서 "동료들도 다 같이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의 맏형이자 구심점인 니퍼트의 한마디는 큰 효력을 지닌다. 시즌 초반인 만큼 여유를 찾으면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의 말에서 묻어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니퍼트가 에이스답게 힘 있는 투구를 앞세워 팀의 연패를 끊었다"면서 "안타 15개를 친 타자들도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투타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두산이 5월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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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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