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반도체업계 퀄컴을 제치고,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상승세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 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55억달러로 인텔(142억달러)과 삼성전자(136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위 자리에 오른 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굳히기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와 172.8% 상승했다. 이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영업이익률 39%), 순이익 1조8987억 원(순이익률 30%)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 61%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하반기 이후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 덕분에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는 3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해나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분야인 3D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도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으로 인해 고용량·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7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 중국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9% 증가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5월 이후 신제품 출시가 전망되는 만큼 재고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스마트폰업체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신제품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모바일 D램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도 서버용 D램 수요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고, 모바일용 D램 수요도 견고해 D램 부문의 실적 개선이 2분기에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으로 하반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20나노(나노미터·nm, 1나노미터는 10억분의1m) 초반급 제품 양산을 확대하고, 차세대 10나노급 D램 제품을 하반기에 양산할 방침이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지난해 연말 양산을 시작한 48단 3D(3차원) 제품과 올해 1분기 개발 완료해 하반기부터 양산하는 72단 3D 제품을 중심으로 고용량 모바일과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만 따져도 465억 달러에 이른다”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는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