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바람 잘 날 없는 미국 항공사에 이번에는 조종사 태업에 따른 무더기 결항 사태가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따르면 미 스피릿항공 소속 조종사들이 고의적인 태업에 돌입하면서 지난 이틀간 무려 15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플로리다 주 포트 로더데일 국제공항이다.
수 백 명의 승객과 공항 보안요원, 항공사 직원 등이 뒤엉키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공항 구내에서 결항 사태를 참다못한 여러 승객과 보안요원이 멱살을 잡고 쓰러지면서 이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앞 바닥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도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공항 경찰은 현장에서 난동을 부린 승객 3명을 체포했다.
디트로이트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스피릿항공 승객인 데비 맥그랜디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취소된 항공편"이라며 "공항에서 밤을 새웠는데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고 외쳤다.
스프릿항공은 포트 로더데일을 포함해 미국 내 공항 4곳에서 운항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피릿항공 측은 "계약 분쟁 문제를 일으킨 일부 조종사들이 태업에 가담하지 않는 조종사들까지 위협하고 있다"면서 법원에 조종사 노조를 상대로 한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다.
스피릿항공은 소장에서 그동안 조종사들의 집단행동으로 300편의 자사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이로 인해 불편을 겪은 승객이 2만여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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