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의 한 터널에서 발생한 유치원 차량 화재로 한국인 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가 외교부 고위 관리 등을 동원해 사고 수습을 돕겠다고 나섰다.
9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이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에 전화를 걸어 유치원 버스 사고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처리를 돕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 고위 관리가 외국인이 포함된 사건, 사고에 대해 해당국 대사에 직접 전화까지 걸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성의를 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소식통은 "이번 유치원 버스 사고가 발생한 뒤 한국 측에서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긴급히 김장수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돕겠다고 나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뒤 중국정부는 쑨리청 산둥성 부성장을 중심으로 사고 조사단을 꾸려 사고 수습에 나서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다른 소식통은 "부성장급이 사고 수습을 지휘하는 것은 초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인데 중국 정부가 한국을 배려해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쑨리청 부성장은 이날 이수존 주칭다오(靑島) 총영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불행스런 사건에 침통한 감정으로 애도를 표하고 우리 가족의 사건이라는 자세로 생각하며 유가족과 한국 정부에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무사고 안전 중시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외국인 자녀 관련 사건이 발생해 중앙 정부와 성 정부 차원에서 슬픔을 전하며 신속한 사고 원인 조사와 사후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리커창 총리 역시 사고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성 정부 차원에 부성장이 사고 조사 팀장으로 각 부문을 통합해 사후 처리를 지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께 산둥성 웨이하이시 환추이(環翠)구 타오쟈쾅 터널에서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버스에 불이 나 버스에 탔던 유치원생 11명과 운전기사 1명이 숨졌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北京)에서 전문가까지 지원받아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서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정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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