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기업·고소득자 증세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촛불혁명의 완성'과 '더불어 성장'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또 한일 위안부 재협상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국회 비준동의를 추진하고, 북한 비핵화 원칙에 따라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등 전체적으로 과거 보수정권의 정책 방향에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탕평 통합정부 구성…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며 = 문 당선인은 정파와 지역, 계층을 모두 아우르는 대탕평 인사를 통한 '통합정부' 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일상적 국정운영은 책임총리와 장관들에 맡기고 공동의 책임을 지게 하는 '연대책임제'로 권력을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참여 인사추천제'를 통해 내각 등 정부 인사에 국민 여론을 직접 반영하고, 국회 입법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도 국민 참여가 이뤄지게 한다는 복안이다.
국민주권과 분권·협치 등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방향의 헌법개정도 추진한다.
문 당선인은 정부에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한 뒤 내년 초까지 개헌안을 통과시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과 광역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도입 방안도 제시했다.
선거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국회의원 선거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각각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선거연령은 18세로 인하해 국민 참정권을 확대한다.
비리에 연루된 선출직 공직자를 조기에 퇴출하기 위해 국회의원 등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에도 나선다.
그는 후보 시절 정책공약집을 통해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박영수 특검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조사하고, K스포츠·미르재단 비리 발생 근절을 위한 '시민공익위원회(가칭)'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방위사업 비리 척결도 목표다.
권력기관 개혁 측면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고, 청와대 등 국가기밀 보유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것을 제한한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추진한다.
◇ 국익우선 협력외교…위안부 재협상, 사드비준 추진 = 문 당선인은 앞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외교·안보·남북관계가 모두 악화했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국익 우선의 협력외교'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한일 위안부 협상 무효화와 재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논란이 된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사드배치 비용 10억 달러' 등의 사안을 포함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문 당선인은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임기 내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비핵화' 목표를 변함없이 유지하는 가운데, 과거 정부가 제재 일변도의 정책을 펴면서 단절된 남북간 대화 복원에 노력할 방침이다.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당근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헌법과 자유민주적 질서에 입각한 정부의 평화통일 방안을 계승하는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하고,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단계에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남북 대화 시 인권문제 의제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이산가족 전원 상봉을 추진하고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을 추진한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추진하고, 시장을 기초로 남북경제통합을 발전시키는 경제통일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가정보원은 대북한 및 해외·안보·테러·국제범죄를 전담하는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국내 정보수집 업무는 전면 폐지한다.
◇ 일자리 창출 성장전략…증세 추진 = 문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 위기를 타파하는 성장전략을 펼 계획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창출하고, 법정노동시간 준수 등 실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일자리 50만 개를 추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은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한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해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벤처부로 승격한다.
기업과 고소득자의 세(稅) 부담은 단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 당선인은 각종 정책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차원에서 증세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고소득자 과세를 강화하고, 초고소득 법인의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원이 부족하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로 환원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강력한 경제민주화 정책도 추진한다.
문 당선인은 검찰과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등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해 가맹사업·대규모유통업·대리점업·전자상거래 부문의 고질적인 갑을관계와 불공정행위 근절에 나설 예정이다.
재벌의 불법경영승계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강화하고, 상속·증여 신고세액 공제를 축소해 자산소득 과세도 확대한다.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전면도입,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도 추진될 전망이다.
◇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보육·교육 국가책임 강화 = 문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역사교과서 다양성 보장을 위해 국정화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개정위원회를 설치해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국·검·인정 결정의 교육 민주성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고등학교 입시와 관련 없는 과목부터 점진적으로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대학 총장 선출 과정과 관련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자율권을 보장한다는 원칙이다. 사학비리를 근절하고 입시·학사비리 연루 대학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통해 대학입시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복안이다.
보육·교육 국가 책임은 강화한다.
문 당선인은 국공립 유치원 이용 아동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돌봄 학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복지 측면에서는 생애 맞춤형 소득지원제도를 도입하고, 의료비 본인 부담 100만 원 상한제와 건강보험 비급여 축소 등을 공약했다.
서민을 위한 공적 임대주택 매년 17만 호 공급, 대체공휴일제 확대 등도 추진될 전망이다.
◇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추진 = 문 당선인의 문화 정책은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을 지향한다.
그는 먼저 전임 정권에서 발생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시정조치를 추진한다.
예술인 창작권을 보장하기 위해 문화예술기금 재원을 확보하고, 1인 창조기업과 중소제작사에 대한 문화콘텐츠사업 정책금융제도를 확대한다.
국민 스포츠 참여기회 확대를 위해 지역단위 공공스포츠클럽 도입 등을 추진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적극 지원한다.
언론 독립성 보장을 위해 KBS·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억울하게 해직·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언론인에 대한 명예회복과 언론탄압 진상규명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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