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1980년 말∼1990년 초 중국 허난(河南)성에서 수천 개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다. 이중 큰 것은 장축 길이 45cm, 무게 5kg 정도다.
이 커다란 알을 낳은 주인공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있었는데, 최근 이 공룡이 새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신종 공룡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허난지질박물관과 캐나다 캘거리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공룡알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 공룡알 화석은 1993년께 지름 2∼3m의 커다란 둥지에서 6∼8개가 두 층으로 쌓인 채 발견됐다. 약 9천만 년 전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의 알로 추정됐지만, 정확히 어떤 공룡인지 공식 보고된 적은 없다.
미국으로 몰래 팔려나간 이 공룡알 화석은 2001년부터 10여 년간 인디애나폴리스어린이박물관에서 전시됐다가 2013년 말 중국으로 반환된 뒤 연구가 진행됐다.
이들 알 중 일부는 깨져있어 알 속에 있는 새끼 공룡의 뼈도 화석으로 남은 것을 볼 수 있다. 새끼 공룡의 몸길이는 총 38cm 정도로 꽤 큰 편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 공룡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알의 주인이 '오비랍토르류'에 속하는 새로운 종이라고 결론짓고 공룡에 '베이베이롱 시넨시스'(Beibeilong sinensis)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은 성체 공룡의 뼈 화석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오비랍토르류 중 큰 종이라면 몸길이는 8m, 체중 3t의 크기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룡 전문가인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 화석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1996년 5월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며 "지금껏 어떤 공룡의 알인지는 불명확했는데, 이번 표본으로 이 알이 오비랍토르류 중 케에나그나티데(Caenagnathidae)에 속하는 공룡의 것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에나그나티데 공룡들은 주로 북미대륙에서 발견되는데, 이 알의 존재로 아시아에서도 번성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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