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號 맞이한 부동산 시장…50조 도시재생 뉴딜에 초점

2017-05-10 07:32
  • 글자크기 설정

도시재생, 보유세, 전월세상한제,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방점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자 건설·부동산 공약[표=공약집 및 언론 인터뷰]


아주경제 김충범·오진주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 당선자가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강조한 키워드는 △도시재생 △보유세 △전월세상한제 △공공임대주택 정도로 요약된다.
문 당선자는 지난달 9일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문 당선자가 선거 운동 기간 중 부동산과 관련해 가장 먼저 내놓은 공약인 데다, 대규모 개발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해당 공약은 총 50조원에 달하는 공적재원을 투입해 소규모 정비사업 위주의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는다.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하고 단지 단위의 주택 보수를 지원, 이를 통해 해마다 3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문 당선자는 내다봤다.

다만 재원 조달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 당선자가 뉴딜정책에 재정 2조원, 주택도시기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한 조달 기금 8조원 등 10조원가량을 조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공기업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보다 확실한 재원 조달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사안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대해 문 당선자는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이는 격렬한 조세 저항에 부딪힐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유세 인상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재정 확충을 위한 카드로 등장할 여지는 남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보유세 인상의 경우 문 당선자가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내세운 공약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보유세가 인상되면, 주택수요 감소로 이에 따른 매매시장 분위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상한제의 경우 문 당선자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공약 중 하나인 만큼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임대차 재계약 시점에 임차료 인상률을 연간 5%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정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분명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의도적인 임대료 인상의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향후 2년간 전국적으로 많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전월세상한제 도입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본다. 특히 집주인이 2년 계약이 끝나면 전세금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제도"라며 "만약 시행된다면 지역별로 선별해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광석 이사 역시 "전월세상한제가 실제로 세입자에게 도움이 될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전세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만큼 단기적인 전세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시장 논리에 역행할 우려가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매물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문 당선자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 13만 가구, 공공지원 민간주택 4만 가구 등 총 17만가구의 공적임대주택을 해마다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공임대주택의 30%는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고,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생애최초 전월세 보증금 융자'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반면 문재인호 출범이 국내 주택 시장에 큰 파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선 전 문재인 당선자를 비롯한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시장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에 따른 분위기가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보유세 인상에 대해 보류하는 입장을 밝힌 만큼, 현 시점에서 시장에 우려를 미칠만한 공약은 없다고 판단된다. 오히려 주택 시장은 금리나 입주물량 등에 따라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역시 "문재인 당선자의 공약이 단기간 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분양시장만 봐도 인기지역 및 알짜단지의 경우 철저하게 쏠림현상이 지속된다. 재개발, 재건축 및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은 계속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