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기준금리를 현행 0.75~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올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0.25%포인트씩 2차례 추가 인상을 하겠다는 의미다.
또 연준은 1분기 성장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향후 미국경제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점진적 조정으로 경제활동도 조금씩 확장되고,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며 "일자리 증가가 최근 수개월간 평균적으로 견고했고 실업률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연준이 금리인상 계획에 대해 기존의 조심스러운 자세에서 벗어나 더욱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단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중순 금리를 올리고, 9월에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올해 2차례 금리 인상이 남아 있고, 자산 축소도 시기상의 문제만 남은 상황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미국의 금융정책 방향이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부채규모가 폭발 직전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 차입 비용을 높이면서 아시아 지역의 부채 문제가 재부각됐다고 지적했다.
기업, 은행, 정부, 가계 등 가릴 것 없이 퍼져 있는 아시아의 부채 부담은 중국 상하이 강철봉 가격에서 호주 시드니 부동산 가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가격거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오는 2021년까지 만기가 되는 아시아 회사채 1조 달러 중 63%가 달러로, 7%가 유로화로 표시된 것으로 추정했다. 차용 속도도 여전히 놀랄 만한 수준이다.
반면 세계 전체 경제 성장률은 3.5% 수준으로, 그만큼 아시아의 부채 문제는 전체적인 시장 성장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외화보유고를 축적해 위험 헤지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또 대안적 자금 원천을 제공하는 지역 채권시장을 강화했다. 유럽과 일본은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금리와 부동산 붐으로 지난 몇년간 경제를 부양했고, 현재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1344조3000억원이다.
지난 2015년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채무 비율은 16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9%보다 높고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채 부담이 소비를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자 당국은 연준의 긴축이 한국 대출금리에 상향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소득 가구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시장의 안정세를 국면 전환이나 시장의 회복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무턱대고 투자에 나설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으므로 시장의 방향을 살피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