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말 임기를 마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 Rede TV 방송 회견을 통해 내년 말에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정치활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으며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기 전에 개혁법안들이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내 역할은 그것으로 끝난다"면서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되기만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테메르 대통령이 지난달 말 브라질 SBT 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동계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최근 노동법 개정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한 것과 관련, "고용주와 근로자 양측의 법적 안전장치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노동법 개정은 브라질을 개혁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테메르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에 이어 연금 개혁이 이루어져야 고용이 늘어날 것이며 이것이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면서 "'그랜드 개혁'을 추진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으며, 다음 정부에 개혁에 대한 부담을 지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메르 정부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20년간 예산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고강도 긴축 조치를 지난해 마련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연금·노동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브라질 의회는 지난해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발의했고,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을 이끄는 테메르 당시 부통령이 5월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8월 말 탄핵이 확정되자 테메르는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을 넘겨받아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테메르 정부는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측근들이 부패에 연루되거나 사법당국의 부패수사를 방해하려 한 의혹으로 줄줄이 사임하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현재 테메르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극도로 저조한 상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 보통 31%, 부정적 55%, 무응답 4%로 나왔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테메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정적 평가가 55%에 달한 것은 처음이다.
테메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테메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다
한편, 테메르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하면서 극우 성향의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우파의 대안을 자처하며 정치적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fidelis21c@yna.co.kr
(끝)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