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선때 보수당에 투표해야 강한 협상력 준다" 호소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6·8 조기총선을 한달 앞두고 4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총선 압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오후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보수당은 직전보다 540석 이상을 늘렸다. 과반을 차지한 지역의회도 11개를 추가했다.
반면 노동당은 360석 이상을 잃었다. 과반 의석을 점한 지역의회도 5곳이 줄었다. 잉글랜드는 물론 전통적 강세 지역인 웨일스에서도 부진한 결과다.
하지만 최대 패자는 작년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이끈 반(反)EU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됐다. 141석이던 의석수가 불과 1석으로 줄었다.
지지층이 보수당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보수당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폴 누탈 영국독립당 대표는 "영국독립당이 (브렉시트) 승리의 희생자"라고 표현했다. 20년에 걸친 EU 탈퇴 운동이 성공을 거둔 뒤 당의 역할 상실로 존립을 위협받는 지경으로 전락한 셈이다.
관심을 끌었던 스코틀랜드 지역에선 보수당이 164석을 늘린 276석을 확보했지만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7석이 줄어든 431석을 확보해 여전히 큰 격차로 앞섰다.
SNP가 제2의 독립 주민투표를 허용하라고 메이 총리를 압박하는 가운데 치른 이번 선거 결과는 총선 때 독립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보수당을 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함께 치러진 웨스트미들랜즈·그레이터맨체스터·리버풀 등 신설된 6곳의 광역시장은 보수당이 4곳을, 노동당이 2곳을 각각 가져갔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 메이 총리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총선에서 보수당에 투표해야만 최선의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담당 존 맥도널 의원은 "힘든" 선거였지만 사람들이 예상했던 "전멸은" 아니라고 위안 삼았다.
메이 총리는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6·8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했고, 야권이 이에 응하면서 영국은 2년 만에 다시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재 여론조사들은 보수당이 노동당에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앞서고 있어 보수당이 하원 과반 의석수를 대폭 늘리면서 메이 총리가 협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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