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반도체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예비입찰(1차 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19일 2차 입찰에 나선다.
2차 입찰은 인수 후보들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실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인수 가격을 써내는 것이다.
도시바는 예비입찰에 참가한 인수 후보들 중 일부를 추려 2차 입찰 참여 자격을 줄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이런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유력 인수 후보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참가 업체들이 막판까지 필사적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일본을 다녀왔다. 도시바 인수를 위해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풀리자마자 첫 해외 출장지로 일본을 택한 것이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의 주력 거점인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공장에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바가 오랜기간 파트너 관계를 맺어온 WD와 접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WD는 이런 제휴관계를 근거로 도시바에 매각과 관련한 독점 협상권을 요구했다. 최 회장이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롱 WD CFO(최고재무책임자)와 만난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수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훙하이의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지난달 말 은밀히 백악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 회장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방문의 목적을 도시바 인수로 분석했다.
WD는 냉온 양면 전술을 구사하는 중이다.
우선 17년간 도시바와 합작 관계를 유지하며 1조4천억엔을 투자했다면서 인수와 관련한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동의 없이 제3자에 매각할 수 없다며 강수를 둔 것이다.
초기부터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드컴 진영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미일연합'으로 불리는 이 컨소시엄은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미일연합은 1조8000억엔(약 18조2759억원) 규모로 입찰에 참여하는데 KKR이 최대 3000억엔, 산업혁신기구가 수천억엔, 정책투자은행이 1000억엔을 각각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부족분은 차입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