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제조업체 도시바가 74년 만에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도시바의 상장폐지는 예고된 일이었다. 도시바는 회계부정 문제와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의 거액 손실 등으로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해 11월 인수를 제안한 일본산업파트너즈(JIP)와 손잡고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한 가운데 성립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켰다. 이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도시바의 상장폐지 절차가 확정됐다.
도시바는 1949년부터 74년간 도쿄 증시에 상장됐던 일본의 대표 기업이었던 만큼 일본 재계는 상장폐지에 아쉬움을 보내고 있다. 닛케이는 "도시바는 전후 일본 경제의 부흥을 지지했다. 과거 주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크게 높인 시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도시바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 메모리 부문을 매각하고 현재 상하수도와 발전소 관련 인프라, 전력 제어용으로 사용되는 파워반도체 등 사업만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를 인수한 JIP는 구조 개혁을 통해 도시바의 기업 가치를 올리고 5년 뒤 재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JIP 측은 향후 도시바의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한 해외기관 투자자는 “경영 혼란으로 도시바는 핵심 사업을 잃었다. 지금 그대로는 재상장 후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없다”고 닛케이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