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이 최근 거시경제 동향과 역내 금융협력 방안을 살피며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제17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중일 3국은 선언문에서 "아세안 역내는 물론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불확실한 정책 환경 등 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공조 및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재정 및 통화 정책, 선제적 구조 개혁 등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역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했다. 대(對)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3국의 입장이 반영된 셈이다.
이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이 보호무역, 자유무역 등의 문구를 둘러싸고 서로 이견을 보인 것과 상반된다.
G20은 2015년부터 회의 공동선언문에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명문화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국제 사회의 추가적인 정책 공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중일은 또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신뢰 확보 차원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와 국제통화기구(IMF) 간 연계 강화를 기대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내년까지 CMIM 협정문의 정기점검을 차질 없이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IMF 비연계 비중의 작동 과정을 명확히 하는 CMIM 협정문 하위규정 개정과 근본적인 틀 개선, CMIM-IMF 간 연계 강화에 집중한 모의훈련 결과는 적극 환영했다.
IMF 비연계 비중이 상향 조정되면 아시아 금융위기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아세안(ASEAN)+3 거시경제 조사기구(AMRO)의 역량 강화,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 방안(ABMI) 등 역내 금융협력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바랐다. 관련해 역내 통화 활용을 증진해 채권시장의 발전을 꾀하기로 했다.
선언문은 "ABMI로부터 얻은 교훈이 역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ASEAN+3 회의의 공동 의장국인 일본과 필리핀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ASEAM+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다. 한국과 싱가포르가 공동 의장국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