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미국 출장…트럼프 행정부 인프라 투자계획 전 시장 점검

2017-05-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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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겸 두산인프라코어회장[사진=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송종호 기자 =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지난달 하순 미국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현대차그룹,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연이어 미국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두산 차원에선 별다른 발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1일 재계와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출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이 아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자격으로 이뤄졌다.

◆美 찾은 박용만 회장, 북미시장 대응전략 논의

박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2007년 인수한 두산밥캣의 생산·판매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최고경영자(CEO) 및 임직원들과 북미시장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현지의 분위기와 두산의 미국시장 대응전략 등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국 제조기업들의 해외 사업장 이전을 막는 한편,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통한 수입 억제를 통해 해외기업들이 미국에 제조공장을 짓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는 박 회장의 이번 밥캣 방문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부터 두산이 밥캣 인수 및 사업 확대를 통해 미국 내 제조산업 보호를 위해 기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0년 전 미국 잉거솔랜드로부터 49억 달러(당시 약 4조5000억원)를 주고 세계 1위 소형 건설 중장비 제조사인 밥캣 등 3개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당시 국내기업으론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또한 밥캣 인수 후에도 고용과 생산시설을 그대로 유지했고, 현지 직원들을 배려해 두산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여전히 ‘밥캣’은 미국 기업이라는 인상이 강해 미국인들 사이에 '자식들이 부모에게 선물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로 꼽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두산, 트럼프 인프라 투자 확대시 수혜 기대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이번 출장기간 동안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 미국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국기업들에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두산밥캣도 이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2018년도 예산안'에는 인프라 투자 계획이 제외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예산안에서 인프라 투자, 감세 등이 빠졌지만 이는 속도의 문제일 뿐이다”면서 “이달에 다시 나오는 예산안에는 이 두 가지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두산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액 5조729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68%인 3조8791억원이 두산밥캣에서 발생했다. 또 두산밥캣 매출액의 70%가량은 북미·오세아니아 지역에서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 입장에선 그만큼 북미시장이 핵심시장이자 중국과 유럽시장의 위축을 만회해줄 대안인 셈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 기업들 간 가교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맥과 현지 사업군, 경제단체장이라는 직함을 놓고 볼 때 재계의 대미 시장 진출 애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박 회장뿐”이라면서 “그가 한국 기업들의 대미 민간외교에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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