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 수출이 수출액 기준 역대 2위의 성적을 올리며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회복세를 이어 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5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4년 10월 516억 달러 이후 역대 2위다.
일 평균 수출액 역시 22억3000만 달러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원화 표시 수출은 22.6% 올라 2011년 3월(27.1%)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64개월 만에 6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DP)·일반기계·선박·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 9개 품목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선박의 경우 고부가가치선인 화공설비(CPE), 고정식해양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 포함 총 24척 수출해 사상 최대 실적인 7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역시 메모리 가격 안정세 지속, 신규 스마트폰 출시 및 메모리 탑재 용량 증가에 따라 71억4000만 달러를 기록, 7개월 연속 증가세와 함께 역대 2위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평판DP는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채용기기 확대, LCD 패널가 상승 등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 갔다.
석유화학은 신증설 설비 가동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수출단가 상승으로 25.6% 늘어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대형차, 친환경차(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수출 호조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11.6% 증가, 2014년 4월 이후 2년 만에 3개월 연속 늘었다.
이밖에 철강이 35.9%, 컴퓨터 11.6%, 일반기계 17.3% 등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
다만 무선통신기기·가전·차부품·섬유 등 4개 품목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휴대폰 부분품 현지조달 확대,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12.8% 줄어들었다.
가전의 경우 냉장고와 세탁기의 수출 증가에도 해외공장 생산 확대와 부분품 현지조달 확대 영향으로 12.0%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공장 생산 감소로 차부품도 10.4% 감소했다.
5대 유망소비재 중에는 생활용품(12.4%)과 농수산식품(12.2%) 수출이 12개월 연속 늘었다.
화장품(-2.6%), 패션의류(-4.2%), 의약품(-25.0%)은 감소했다. 다만 화장품의 부진은 지난 2∼3월 중국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국, 일본,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중남미로의 수출이 꾸준히 늘었으며 유럽연합(EU)와 미국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베트남은 반도체·일반기계·평판DP 수출 호조로 63.1% 급증하며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세안 역시 19.8% 증가세를 기록 7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중국 수출은 건설경기 호조 및 설비투자 회복세 등으로 반도체·일반기계·정밀기계·석유화학 등이 늘어 2011년 10월 이후 66개월 만에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EU에서 선박·자동차·일반기계·정밀화학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전환, 64억20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9%나 늘었다.
미국 수출 역시 무선통신기기, 차 부품 감소에도 일반기계·석유제품·가전 등 증가 영향으로 2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 3.9%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378억 달러로 16.6% 증가했다. 수입은 2011년 12월 이후 64개월 만에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133억 달러로 6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역대 2위 수출을 기록하고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5월 수출도 현재의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기업의 현장애로를 집중적으로 타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