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이들과 시민이 직접 참여해 상상력을 담아내고 조성한 '기적의 놀이터' 제2호가 2일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신대지구에 문을 연다.
1일 순천시에 따르면 기적의 놀이터는 기존의 틀에 박힌 그네 등의 시설물 위주에서 벗어나 시냇물, 잔디, 언덕, 동굴, 나무 그루터기 등 자연 상태를 그대로 연출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상상하며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놀이시설이다.
1호 놀이터 '엉뚱발뚱'이 놀이기구 없는 잔디 등의 자연소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면, 2호 놀이터는 스페이스네트, 워터 슬라이드, 잔디미끄럼틀 등 어린이의 도전과 모험정신이 길러질 수 있는 시설로 구성됐다.
기적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직접 설계부터 공사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해 조성했다는 데 주목된다.
이름은 공모 과정을 거쳐 매안초등학교 6학년 홍주원 어린이가 제안한 '작전을 시작하ㅡ지'라는 명칭으로 선정했다. 작전을 시작하ㅡ지는 놀이터 주제인 '스스로 몸을 돌보며 마음껏 뛰어놀자'에 더해 재미와 도전정신이라는 가치를 창의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다.
5000여㎡ 규모인 놀이터는 시민간담회와 디자이너 섬머스쿨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아이들의 생각을 직접 디자인해 설계에 반영했다. 특히 세계적 권위자인 독일의 귄터 벨치히와 총괄 디자이너인 편해문 선생이 어린이들의 의견을 듣고 협업으로 설계했다. 어린이들은 감리단을 구성해 공사를 관리·감독하기도 했다.
편해문 총괄디자이너는 "1호 놀이터에 연간 10만명의 어린이가 30만 시간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되는 등 놀이터에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며 "휴대폰과 개인학습에 빠진 어린이에게 도전과 모험정신을 길러주는 등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적의 놀이터는 놀이시설뿐만 아니라 운영도 시민이 참여한다.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고 놀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는 공원 놀이터 활동가(park player)를 선발해 놀이문화, 응급처치 등을 교육해 배치한다.
시는 2호 개장에 이어 2020년까지 기적의 놀이터 10곳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기적의 놀이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운동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에는 1호 개관을 기념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놀이터 전문가를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놀이터의 중요성과 비전, 세계 어린이놀이터의 우수 사례 등을 알리기도 했다.
3~4호 놀이터 조성도 추진한다. 조성 대상지로 서면 강청수변공원과 삼산동 업동호수공원 2곳을 확정한 데 이어 현재 기본설계가 진행 중이다. 실시설계, 공사 등을 거쳐 올해 11월과 내년 초쯤 새로운 놀이터가 탄생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기적의 놀이터는 순천에서 처음 제안·실행된 전국 제1호 놀이터로 어린이 놀이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며 "1~2호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 등으로 더욱 향상되고 의미 있는 놀이터를 조성해 순천을 아동친화형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