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교도소로 행진…정치범 석방 촉구

2017-04-29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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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가 28일(현지시간) 야권 지도자와 활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교도소를 향해 행진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수백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 인근 로스 테케스에 있는 라모 베르데 군 교도소 등 2곳의 교도소를 향해 행진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대는 "야권 지도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부당하게 수감돼 있는 만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수비대와 경찰은 경무장한 트럭을 겹겹이 주차하고 철제 울타리를 설치해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다.

라모 베르데 교도소에는 민중의지당의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수감돼 있다. 로페스는 지난 2014년 반정부 시위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는 등 친미 성향의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는 정치범이며 릴리안 틴토리의 남편인 로페스의 즉각적인 석방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런 트위터 글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틴토리,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게시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그러나 다음날 복역 중인 로페스가 작년 8월에 제기한 항소를 보란 듯이 기각했다.

정치범들의 법적 지원활동을 펼치는 인권단체 포로 페날은 최소 178명의 정치범이 수감생활을 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정부는 이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돼 있는 것이 아니라 폭력 범죄와 음모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경제난 속에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며 이달 들어 4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으로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약 500명이 다쳤다. 1천500여 명이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penpia21@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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