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멤버들이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제각기 달랐지만,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같았다. 말이 20년이지 사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닐 텐데도 팬들은 변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염원이 젝스키스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만든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의 사랑은 그대로지만 20년 전과 지금 달라진 점도 분명 있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YG라는 회사는 소속 아티스트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런걸 누릴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습니다. 20주년이 된 지금 인생의 한 위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땐 무수히 나오는 아이돌 중의 하나라면 지금은 YG에서 추구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해 가는 기분인 것 같습니다.”(이재진)
젝스키스는 과거의 한이었다는 뮤직비디오를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촬영했다. 20년전의 환경과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일 뿐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슬픈 노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감독님께서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시는 걸 보고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김재덕)
“YG와 계약하고 앨범을 내고 그런 자체가 한을 푼다는 느낌이었죠. 뮤직비디오를 찍기 전에 그런 것들에 대해 고심을 안하고 걱정거리가 덜어진 것 자체가 한이 풀린 기분이랄까요.(웃음)”(은지원)
“솔직히 말하면 뮤직비디오 찍는 게 소원이었어요. 예전에 활동 할 때는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특히 YG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너무 부러웠어요. 그 한을 이번에 푼 것 같아요. 소원 성취한 기분이랄까요. 우리가 YG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하하.” (강성훈)
뮤직비디오를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던 멤버들의 소박한(?) 소원도 성취했고, 그 사이에 여러 환경도 달라졌지만, 멤버들도 나이를 먹었다. 또 그만큼 팬층의 연령대도 달라졌다. 과거 교복을 입고 오빠를 쫓아다니던 10대 팬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그 10대가 성장해 30대가 됐다. 이는 지난해 오랜만에 개최한 콘서트를 통해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 젝스키스 활동 할 때는 학생 신분의 팬들이 많았죠. 하도 못해 그땐 인사를 할 때도 ‘학교 잘 다녀왔어?’ ‘밥은 먹었어?’였는데 지금은 팬들이 너무 성숙해져서 반말을 하기도 뭣하더라고요.(웃음) 그런 낯설음이 있었는데 또 함께 콘서트를 즐기다보니 금세 예전으로 돌아가더라고요.(웃음)” (은지원)
“어떻게 보면 덜 낯설지만 팬 분들은 어렸을 때 하지 못했던 일명 ‘덕질’을 지금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자신들이 쓸 수 있는 능력이 되니까 편안하게 팬질 할 수 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팬레터를 보면 ‘이제 한을 푼다’고 하는 팬들도 있어요.(웃음) 후회없이 응원 다니겠다는 반응이었죠.”(강성훈)
멤버들은 자신들이 달라진 팬들의 연령층을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쉴새 없이 나열했다. 예전 자신들의 숙소 앞에 밤새 기다리던 팬들 대신 이제는 사생활을 존중해줄 만큼 성숙해진 팬들이라며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는가 하면, SNS를 통해서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신기함을 감추지 않았다.
“예전에 젝스키스 활동 할 때 무대를 하느라 팬들을 잘 못봤는데, 이번 활동 할 때는 팬들의 얼굴이 잘 보이고 눈빛이 보이더라고요. 그들의 감정까지도 느껴질 때마다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김재덕)
오랜 기간 젝스키스로 활동하지 않았던 시간동안 서로를 많이 그리워했을 이들. 이제는 슬픈 이별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이나 한 듯 이들은 팬들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성훈의 말 처럼, 젝스키스는 여전히 in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