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는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의 한 골프리조트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15명의 재선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전원이 5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유령계좌 스캔들로 은행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데도 이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웰스파고는 2011∼2016년에 고객의 동의 없이 200여만 개의 계좌를 개설한 것이 탄로가 나 1억8천500만 달러의 벌금을 당국에 냈을 뿐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10여 건의 집단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이날 주주총회장은 스캔들에 분노한 주주들이 이사들을 질책하는 목소리로 메아리쳤다. 불만이 폭발한 한 투자자를 쫓아내기 위해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사들의 재선임을 묻는 투표 결과에서도 이런 불만은 확인됐다.
15명의 이사 중 9명이 75% 이하의 지지를 받은 가운데 리스크위원장인 엔리크 헤르난데스는 53%의 지지로 간신히 턱걸이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스티븐 생거도 56%에 그쳤다.
지난 10년 동안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500개 회사의 이사 중에서 60% 이하의 지지를 받은 이사가 연평균 22명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그런데도 웰스파고의 이사진에는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게 됐다. 15명의 이사 중 유령계좌가 만들어진 기간에 재직했던 이사는 12명이다.
이와 관련해 생거 의장은 앞으로 4년 이내에 정년(72세)이 되는 이사가 6명이라며 '자연스러운 교체'를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사들이 전부 재선임된 것은 은행으로서는 안도할 일이지만, 낮은 지지율로 미뤄보면 은행은 더 많은 변화의 압박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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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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