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穀雨)’ 절기에 맞춰 만든 못자리는 그새 파랗게 싹을 틔우기 시작해 한 판씩 떼어내기가 쉽지 않다.
처음 신어보는 장화는 걸음을 떼기도 어렵다. 게다가 며느리나 내보낸다는 봄볕에 한참을 서있으려니 콧잔등은 따끔거리고 등줄기로 땀이 줄줄 흐른다. 한참동안 모판을 논에 내려놓다가 허리를 쭉 펴니 에구구 소리가 절로 나오고, 온 팔은 욱신거린다.
주민 어르신 15분과 봉사단 31명이 나서 모판을 못자리에 옮기는 일은 오전 내 이어졌다. 봉사활동을 마친 해드림 봉사단원들은 논두렁에 그대로 주저앉아 주민들과 함께 같이 점심을 나누며 풍년을 기원했다.
불은마을 전진운(61세) 어르신은 “작년에 인천도시공사가 자매결연 협약 맺고 나서 감자 캘 때 아주 톡톡히 효자노릇을 해줬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일손을 도와줘서 매번 너무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작년 6월 불은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은 인천도시공사는 감자수확, 모판 나르기 등 일손 돕기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통한 농가의 판로확보와 수익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도시공사 황효진 사장은 “사무실 책상 앞에서 벗어나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들판에서 땀을 흘린 오늘의 노동이 다시 한 번 우리의 일상 속에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고가 배어있는지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며, “도·농의 균형 발전을 위해 시민의 공기업으로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