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보행길로 다시 태어난 서울역 고가도로가 1년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치고 시민들 곁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다음 달 20일 ‘서울로 7017’의 정식 개장을 앞두고 25일 언론에 상부 보행길을 처음 공개했다.
서울로 7107은 회현역·남산육교·서울역광장·청파동·중림동 등 17곳과 연결로로 이어진다. 더불어 개장과 함께 고가도로에서 보행자 전용길로 전환돼 만리동·회현동 일대 1.7㎞를 보행특구로 운영한다.
서울로 7017은 70kg의 성인 5만명의 하중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적정 수용인원인 5000명의 10배 수준이다. 시는 전체 사업비 597억원 가운데 40% 이상을 안전보강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시는 4만여명을 투입해 교각과 고가를 보강하고 상단의 낡은 콘크리트 바닥판을 모두 교체한 뒤 강화유리로 된 안전 난간을 설치했다. 이외에도 안전등급 B등급, 내진 1등급에 보행길 난간은 해외 주요 보행길의 1.2m보다 높은 1.4m로 조성됐다.
앞으로 시는 전담조직을 두고 안전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을 직접 맡을 계획이다. 경비인력 총 16명을 24시간 배치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순간 이용객이 5000명 이상으로 급증하는 경우에는 진입을 통제한다. 고가도로에서 물건을 던지는 경우에도 엄격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미세먼지와 강풍·호우·폭설 등 재해에는 예보를 통해 단계적으로 대응한다.
문화시설도 조성된다. 전시관과 체험교실·무대 등 고가도로에 조성된 원형 화분 사이로 8개의 문화콘텐츠 시설이 들어선다. 시의 자회사인 ‘서울관광마케팅’은 간식을 파는 식당과 카페 등을 직접 운영한다.
공중 수목원으로 설계된 원형 화분에는 228종에 이르는 나무들이 식재된다. 시민 정원사 과정을 마친 자원봉사자들과 노숙인 정원사가 식물을 관리한다.
다음 달 20일 개장식 이후 만리동 광장을 비롯한 서울로 7017에서는 겨울까지 사계절 축제가 열린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개장식에서는 점등쇼와 합창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로 7017은 서울의 역사를 지우고 새로 쓰는 전면철거형 개발 중심도시에서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지속가능한 재생의 도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대문 안을 20분 내에 걸어 다닐 수 있는 세계적인 보행친화도시로 조성해 시민 삶의 질 향상과 환경·대기질개선·에너지절감·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 5조 미래비전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