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도서관 위탁 무엇이 문제인가?

2017-04-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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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충곤 한국도서관협회 현장사업지원단장

[전충곤 한국도서관 협회 현장사업지원단장]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최근 대구시 북구청은 그동안 주민들과 학계, 학생, 관련단체 등의 강력한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1일 본회의 투표를 통해 기어이 공공도서관을 문화재단에 위탁하기 위한 조례안을 통과 시켰다.

대구 북구의 공공도서관 민간위탁은 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로 기본적인 공공성에 대한 개념도 없다고 할 것이다.
공공도서관은 문턱이 없어야 하고 누구나 편하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2015년 11월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에서도 지방 및 기초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발송한 ‘공공도서관 운영 위탁 추진에 대한 반대’ 공문을 발송해 이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의 강력한 권고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구 북구청은 직영보다 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정말 어치구니 없는 논리를 펴고 결국 민간위탁을 실현 시켰다.

현재의 직영 체제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가에 대한 설명 없이 위탁을 해도 공공성이 담보 되며 현재와 달라질게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직영하는 곳이 잘못 된 것이란 말인가?

공공도서관 민간위탁 아무 문제가 없는 것 인가? 아님 어떤 문제가 있는가?

첫째 공공도서관의 공공성이 철저하게 보장되는가?

대구 북구청은 공공성은 보장 할 것이며 수익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과연 그럴까? 문화재단 자체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타 지역의 사례로 볼 때 결국은 수익을 추구 할 수밖에 없다.

지금 구청장이나 구의원들이 어떻게 이것을 보장 할 것인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장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구청 담당자도 평생 도서관 업무만 하는가?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이 있다한들 차기 구청장과 구의원들 그리고 담당자가 교체 됐을 때 이를 보장할 수 있는가? 조례의 수익사업에 대한 단서 조항만 바꾸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 여학생이 생리대 비용 한 달 3000원이 없어 생리대를 훔치다 적발돼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한 달 3000원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정말 없는 사람들에게는 큰 돈 일수 밖에 없다.

공공도서관을 민간위탁 해 결국 수익사업을 하게 되는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도서 대출 증 만드는데도 1000원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비용을 이용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 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용들 때문에 책을 사보기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것이다.

뭐라도 배우고 싶은데도 돈이 없어 갈수 없는 사람들은 공공도서관이라도 가야 한다. 그러나 위탁도서관은 유료가 많다. 이에 대해 구청은 저소득층은 별도 배려를 한다는 핑계를 댄다.

하지만 이 또한 역차별이며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공공도서관은 자치단체에서 직영하면서 시민들 세금으로 운영하는 곳인 만큼 무료 이용이 우선이고 문턱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민간위탁 자체가 하나의 문턱인 셈이다.

세금이 투입돼 운영되는 모든 공공도서관은 행정주체가 책임지고 운영 ․ 관리 할 때 공공성과 공익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도서관법」 제2조 4항에 공공도서관은 공중의 정보이용·독서활동·문화 활동 및 평생교육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이는 도서관설립과 운영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을 민간위탁을 한다는 것은 결국 이용자들이 또 다시 재단 수익창출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둘째, 민간 위탁 도서관들의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되는가?

대구 북구의 공공도서관 위탁 관련 검토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직영체제의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도서관은 홀대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문화재단 체제의 경우,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하고 예산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탁운영은 결국 경제성을 추구 할 수 밖 에 없다.

경제성을 우선시 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한가? 먼저 사서들의 문제를 보자. 대구 북구청의 경우 직영 시 공무원 총액인건비 및 총 정원제에서 사서직 공무원을 채용하기 힘들다는 어이없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설립되면 법적으로 최소 3명의 사서직이 있어야 한다. 행정자치부에서도 공공도서관 설립 시 기본적으로 3명의 기본 인원은 배정을 해준다.

그런데도 이를 핑계되고 있다. 그동안 대구북구 2개 도서관에 고작 5명의 사서들이 배치돼 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공공기관임에도 사서직원 수는 최악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총 정원제는 사서직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가? 왜 행정직들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가? 이용자들이 많고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관이 도서관이 아닌가? 인력 배치도 주민들의 생활편의가 우선인 곳 즉 도서관 사서직 공무원부터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지금까지 철저하게 사서직 공무원 배치를 방치해왔다. 도서관법에 명시된 법적 사서 인원 배치는 물론 사서직을 관장으로 보하게 돼있는 규정도 무시해 왔다. 법을 준수해야 할 구청에서 법을 무시하면서 구민들보고는 법을 준수하라 할 것 이다.

직영체제에서는 사서직 공무원이 도서관을 운영하게 돼 있다. 그러나 민간위탁의 경우 재단 계약직 사서들이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말이 정규직이지 실제는 정규계약직인 것이다. 보통 2~3년 계약이 대부분이다. 사서직 공무원은 신분상의 불안이 없으므로 안정적으로 도서관의 본질을 보며 업무를 해나갈 수 있으나 계약직의 경우 신분자체가 틀리고 항상 재계약에 대한 불안과 이에 따른 실적에 대한 집착, 그리고 더 좋은 곳을 향한 이직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서관은 실적이 중심이 돼서는 안 되며, 사서들이 항상 이직을 생각하는 상황! 이 모두가 민간위탁의 경제성 추구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결국 도서관 운영예산은 지금 보다 점차 삭감 할 것이다. 이는 매년 타 시도의 경우 위탁도서관 운영문제로 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결국 예산 삭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예산이 삭감되면 먼저 수익창출 방법을 찾을 것이고 도서 구입비 삭감 또는 인건비 삭감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될 것이다.

위탁이 되면 더 좋아 질 것이라는 논리는 결국 허구가 되고 있다. 그래서 민간위탁의 부작용으로 기존 위탁 도서관들이 다시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2015년 말 전국도서관 통계에 의하면 전국 978개의 공공도서관 중 795개(82%)가 직영하고 있으며, 겨우 183개관(18%)만 위탁 하고 있다.

위탁 도서관 183개중 114개가 서울지역 위탁이고 나머지 지방은 69개 공공도서관만 위탁하고 있는 실정으로 향후 모든 공공도서관은 반드시 직영체제로 전환돼 국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무상으로 이용이 될 수 있도록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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