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재정정책 등 극약처방으로 긴급 수혈에 나선 정부로서는 상반기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모습이다. 한국은행 등 국책기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도 긍정적인 흐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2017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오른 2.6%로 내다봤다.
KDI는 가계부채 등 민간소비 둔화가 감지되지만, 수출 부문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말 제시한 정치적 변수가 해결된 후 한국경제가 빠르게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도 “완만한 회복세는 감지되지만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한국경제를 짓누르던 몇 가지 위험요소가 해소되면서 숨통이 트였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KDI의 이 같은 판단은 세계경제가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5년간 내리 하향조정을 했던 부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치인 셈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상반기 2.6%, 하반기 2.7%)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는 3년 만이다. 경기 회복세로 바뀌는 데 2013년 7월 이후 3년 9개월이나 걸렸다.
아직 저성장 기조를 탈출할 여력은 부족하지만, 그동안 줄곧 하향세를 보였던 경제 그래프가 개선된 부분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국내 실물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수출과 투자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에 비해 상당 폭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경제가 회복세 조짐을 보이면서 장미 대선 이후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한국경제 회복세에 탄력을 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국민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방위험도 상존한다.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안정에 초점을 두고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