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동하는 올해로 연기 경력 10년차 된 베테랑 배우다. 많은 이들은 동하가 ‘김과장’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알려지기 시작한 신인 배우로 알고 있기도 하다. 올해 스물여섯인 동하는 13년 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워온 농익은(?) 연기자다.
동하가 어린 나이에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정말 막연하게 스크린에 나오는 배우들의 모습이 멋져보였기에 막연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를 끝내고 영화관에 영화를 보러 갔어요. 그때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라는 영화였는데 류승범 선배님께서 액션하시는 장면을 보고 정말 멋지다고 느껴졌어요. 다른 관객들의 표정을 봤는데 저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계시더라고요.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나도 연기해서 내 연기를 다른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연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단 한번도 그 꿈이 꺾인 적은 없었습니다.(웃음)”
동하는 유달리 연기에 대한 애착이 깊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중간 중간 연기를 향한 열정과 애정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사실 동하의 연기를 향한 애정과 열정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숨어 있었다. 그는 연기를 하다가 두 번을 ‘죽을 뻔’했다.
“중3때 연기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예술고 진학을 위해 연습했던 때가 있었는데 3년간 연기를 하고 당시에는 예고로 진학해 연기를 하는 입시 준비에 모든 걸 쏟았을 때였죠. 그런데 입시 시험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쯤에 묻지마 폭행을 당해서 콩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어요. 의사가 움직이면 죽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50%가 된다고 했죠. 그런 상황인데도 저는 꼭 가야겠더라고요. 죽어도 오디션을 하고 죽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하루에 12시간씩 그렇게 3년을 준비했는데 그걸 못하게 됐을 때의 허무함이란... 그 이후에 연기에 대한 애착이 심해졌어요.”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로 어린 나이에도 죽음의 고비를 앞에 두고도 연기만을 생각했다. 그렇게 연기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됐다. 또 나이가 더 들었을 때는 일본에서 공연했던 연극 공연하던 도중 아파트 높이 2층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그야말로 목숨을 내던져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동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단다. 그에게 연기는 직업 그 이상의 의미인 게 분명했다.
“제 연기 인생이 순탄했다면 재미없었을 거예요. 그런 위험한 순간들을 하나씩 극복 할 때마다 조금씩 애착이 심해지고 연기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였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제가 정말 연기를 좋아해요.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다고 생각해서 진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물론, 고통스러울 때도 있죠. 하지만 일이 없는 것 보다 연기를 계속 하는 게 훨씬 좋아요. 노력한다고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받진 않아요. 연극을 열심히 하고 커튼콜을 받을 때 쾌감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게 끝나고 나면 후련한 느낌은 정말 짜릿해요. 오디션 기회 조차 없었던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너무 행복합니다.”
동하 나이 올해로 스물일곱이다. 배우라는 직업의 겉멋에 취해 자신이 나아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갈피를 못 잡을 수도 있을 법한 나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어릴 적부터 ‘될 성 부를 떡잎’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또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방법도 알았으며,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한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화려한 톱스타가 아닌 진짜 배우를 꿈꾸는 그의 앞날이 사뭇 기대된다.
“제 이름을 들었을 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어요. 그게 가장 궁극적인 목적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연기 하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