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현황' 긴급브리핑을 열고 "일각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연금에)압력을 넣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결정을 돕고 정부가 P-플랜 대비 회의 등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는 걸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기금을 관리해야하는 관리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검토하고 모든 대안을 확인하는 건 필요하다"며 "그런 일에 충실한 국민연금에 대해 정부로선 다른 생각 없이 검토 과정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산은·수은·대우조선과 국민연금이라는 기관투자자가 최선을 다해 합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임 위원장은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입장을 참고하기 위해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며 "채권단이 최종 확약서를 보냈고 내일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투자자들이 오늘 중에는 최종 입장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국민연금뿐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사채권자집회가 열리기 직전인 내일 오전 10시 전까지 설득을 위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회사채·CP 기관투자자는 34곳이다. 대우조선과 채권단은 2번 이상의 면담을 진행했고 기관투자자 설명회도 병행했다. 산은·수은은 대우조선 명의의 에스크로 계좌에 대우조선 청산가치(6.6%) 해당하는 1000억원을 즉시 입금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상환 이행 확약서'를 이날 오전에 모든 기관에 발송했다.
임 위원장은 "채무재조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 P-플랜에 바로 돌입할 것"이라면서 "채권단협의회, 관계장관회의, 대우조선의 P-플랜 신청 등을 거쳐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P-플랜에 돌입하면 당초 신규자금 2조9000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발주 취소와 더불어 신규수주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최종적인 신규 자금 규모는 향후 산은·수은이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또 금융채권자 손실액 역시 자율 구조조정의 경우 3조1000억원이지만 P-플랜 시에는 4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의 발주 취소 등으로 RG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9척의 선박이 발주취소 될 가능성이 높다.
임 위원장은 "(부결 시)대우조선을 살리는 방법은 P-플랜 밖에 없다"며 "불확실성은 있지만 부작용은 줄이고 장점은 극대화될 수 있게 채권단과 합의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