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선전증권거래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중국 순펑(順豊)택배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왕웨이(王衛) 회장의 중국 최고부호 등극의 길도 멀어졌다.
북경신보(北京晨報)는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택배 주가가 3월 들어 내리막길을 타고 시총도 빠르게 줄면서 '택배왕' 왕웨이와 중국 최고부호의 왕좌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시총도 최고점 당시의 3074억500만 위안(약 50조8356억원)에서 2370억8900만 위안으로 무려 703억 위안(약 11조6255억원)이 증발됐다.
이에 따라 왕웨이 회장의 자산규모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왕 회장은 순펑홀딩스 지분 64.58%를 보유하고 있다. 북경신보는 왕 회장 보유주식 시총이 1983억 위안에서 최근 1530억 위안으로 350억 위안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순펑택배는 지난 2월 24일 선전증시 상장사인 딩타이신차이(鼎泰新材)를 통해 우회상장하고 종목명을 순펑홀딩스로 변경했다. 첫 거래일인 24일 상한가를 치며 주가가 55.21위안으로 치솟았고 시총도 2310억 위안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 등을 제치고 선전 증시 시총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왕 회장도 자산도 크게 불었고 최근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연구원이 선정한 '2017년 중국 후룬 세계 부호순위'에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다음의 3위에 올랐다. 당시 시장은 순펑홀딩스의 상한가가 지속된다면 왕 회장이 중국 최고부호의 왕좌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순펑 주가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왕 회장은 "최고부호는 신문 상의 순위일 뿐이고 주가와 시총도 수시로 변하는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이다. 하지만 주가변동이 극심할 때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순펑택배 주가가 다시 상승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가 하락은 순펑택배에 대한 기대감이 불러온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투자자가 택배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순펑택배 역시 최근 중국 택배업계가 직면한 인건비 상승, 시장 출혈경쟁, 고객불만 폭주, 고객정보 유출 등 각종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순펑택배의 지난해 순익률은 19.69%로 전년 대비 0.73%포인트가 줄었다. 초고속 성장을 지속해온 택배업계 성장률 둔화가 시작됐고 비용부담이 커진 데 따른 변화다. 중국 택배업계는 지난 5년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 2012년 56억건에 불과했던 중국의 택배물량은 지난해 312억8000만건에 육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