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제신 에셋플러스운용 대표 "이미 거둔 승리 반복되지 않아"

2017-04-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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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신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는 10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영광을 잊고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전승불복(戰勝不復)"

전쟁에서 한 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승리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10일 아주경제와 만난 양제신 대표는 "취임 후 가진 첫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며 "과거의 영광을 잊고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긴 시간 가치투자로 운용업계에서 주목받아 온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최근 위기를 맞았다. 연기금과 보험 특별계정 등 기관투자자 다수가 일임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5일 기준 이 운용사의 투자일임 계약고는 1조2982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1조원, 2014년 2조원, 2015년 3조3400억원으로 이어지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구원투수 양제신 영입해 재도약

지난달 에셋플러스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은행, 증권사 등을 거치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양제신 대표를 영입했다. 한 마디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줄 구원투수인 셈이다.

다만 에셋플러스의 투자 전략 자체는 양제신 대표가 오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를 바 없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본 원칙은 유지한다.

양제신 대표는 "은행 지점에 있을 때나 증권사에서 근무할 때도 업종이나 지역의 대표기업을 고르는 게 최대 과제였다"며 "결국 어디서든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을 골라내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셋플러스는 일등기업에 대한 데이터 정리가 잘돼 있는 곳이다. 창립 이후 운용 철학 자체가 꾸준히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자료와 노하우는 이미 축적돼 있다.

보통 가치투자를 하는 운용사가 눈여겨보는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크며, 불황이 왔을 때도 영업이익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너무 뻔하고 단순하다. 보다 구체적인 잣대가 필요하다.

양제신 대표는 좋은 기업의 기준을 단순화했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용되는 수준에서 파격적인 강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격 경쟁력'을 들 수 있다.

그는 "독과점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기업"이라며 "극단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관심을 받는 기업이 경쟁력과 미래 성장가치가 담보돼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당장 수익보다 미래를 봐야

운용사는 당장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도 필요하다. 양제신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 우리 산업군에도 다시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봤다.

양제신 대표는 "지금은 중·고등학교 교장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파한다"며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골드만삭스 등과 같이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래환경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만 해도 농업이라는 하나의 산업만 익히면 됐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농업, 공업, 정보기술(IT)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며 "기업도 새 산업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동적인 시대에 적응력을 바탕으로 길게 살아남은, 업력이 긴 업종별 대표기업이 변화하는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일등기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액티브펀드 어두운 터널 빠져나와

현재 국내 증시에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는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매력적이고, 유가와 환율 변수도 낮다.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서, 전문가들은 올해도 강세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강세장이 이어지면 액티브펀드 시장은 위축되게 마련이다. 강세장에서는 벤치마크를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시총 1~5위 기업만 장바구니에 담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자들은 굳이 적극적이고 과감한 종목 선정을 통해 시장 초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를 사지 않는다.

하지만 양제신 대표는 "액티브펀드가 어두운 터널을 거의 다 빠져나왔다"고 평가했다. 강세장이 꾸준히 지속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 자금이 패시브펀드에서 액티브펀드로 서서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액티브펀드 장세에서는 우리 펀드가 유리하다."

자리를 옮긴 지 얼마 안 됐지만 양 대표는 자신있게 에셋플러스 펀드를 추천했다. 이 운용사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명확한 관점과 뚜렷한 정체성으로 긴 업력을 쌓아온 것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렇다고 자산의 전부를 액티브펀드에 부으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분산이다.

양제신 대표는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자산을 분배해야 한다"며 "채권과 예금 등 안전자산에 들어가야 할 자금은 유지하되, 여유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할 경우 에셋플러스 액티브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에셋플러스의 펀드를 온 국민이 가보로 물려줄 수 있는 국민펀드로 만들고 싶다"며 "고객들이 액티브펀드를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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