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국이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가입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다자간통상체제의 최대 수혜주로서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분석됐디.
한국은 지난 1967년 4월 14일 최혜국대우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에 가입했다.
보고서는 GATT 가입 이후를 5개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별 주요 내용과 성과를 분석했다.
제1기(1967~1972년)에는 GATT 가입과 동시에 우리 수출품이 최혜국대우 혜택을 받게 되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의 초석이 마련됐다. 1기 동안 우리나라 교역의 연평균 증가율은 25.8%로 세계교역증가율(14.6%)을 상회했고, 1967년 세계 수출 66위에서 1972년 44위로 22계단 뛰어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제2기(1973~1985년)는 도쿄라운드부터 우루과이라운드 개시 이전까지의 시기로, 도쿄라운드 당시 우리는 관세양허협상 및 규범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도쿄라운드에서는 총 657개 항목에 대해 관세가 양허되었으며, 이 시기에도 우리 교역의 증가율은 세계교역증가율을 상회하며 높은 성장을 이룩했다. 1985년에는 한국이 세계 수출 13위를 기록하며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제3기(1986~2000년)는 우루과이라운드와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시기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결과로 무역을 관할하는 최초의 국제기구인 WTO가 1995년 1월 출범했다. WTO에서는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정보기술협정(ITA), 정부조달협정(GPA)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이 체결됐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서비스교역 성장, IT제품 수출 증가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분쟁해결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리나라의 통상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4기(2001~2007년)는 중국의 WTO 가입과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의 개막이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의미가 있는 시기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우리나라의 대중교역은 급격하게 증가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4기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더 이상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세계의 관심이 다자주의에서 지역주의와 FTA 중심의 양자주의로 옮겨졌다. 우리도 2000년대 초부터 동시다발적인 FTA 체결 전략을 채택해 공세적인 무역자유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은 총 59개국과의 FTA를 타결했으며, 이중 53개국과 15건의 FTA를 발효 중이다. FTA를 통한 한국의 시장규모는 발효된 FTA를 기준으로 전 세계의 76.7%이며 타결된 FTA를 기준으로는 약 78.0%를 차지한다.
제5기(2008~현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자통상체제의 위기가 찾아온 시기다. DDA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렀으며, 세계교역마저 둔화되면서 더 이상 무역이 경제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다자통상체제의 신뢰가 하락하였다.
한국의 교역도 2012~2016년 연평균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딘 DDA 협상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 무역원활화, 정부조달 등의 분야에서 협상이 타결되어 다자통상협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또한 다자통상체제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다자통상체제는 DDA를 기점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세계화의 진전과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과제에 다자통상체제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자통상체제는 신통상의제와 디지털경제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준원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GATT 가입 50년 간 어떤 국가들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은 최대수혜국이며, 대외무역을 통해 놀라울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신보호무역주의를 견제하고 세계교역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우리의 통상이익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다자통상협상에서 지속적인 무역자유화 논의를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