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제 2의 차이메리카 시대 변화 불가피…무역 전면전 아닌 국지전 예상

2017-04-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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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은숙·문은주 기자 = 생산과 소비를 각각 맡아 공생을 이어왔던 차이메리카의 시대가 시험대에 섰다. 2016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새로운 경제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유세 기간부터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무역과 환율 이슈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양국의 경제규모는 전 세계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역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은 낮아··· "미국, 중국 추가 시장개방 압력 넣을 것" 

차이메리카는 10년 전 니알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와 모리츠 슐라리크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내놓았던 신조어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 상태를 뜻한다. 중국은 미국에 재화와 서비스를 팔고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때문에 미국은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이 같은 공생관계가 미국에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4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무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과 부를 뺏어가고 있다"면서 제조업 일자리 감소 역시 중국 탓으로 돌렸다. 

실제로 무역의 불균형은 심한 편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의류, TV, 노트북 등 소비재 위주의 제품을 4800억 달러를 수입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17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비행기 같은 복잡한 기계들과 대두와 같은 농산물 등이며, 유학생 유치 등 서비스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체 적자의 60%가 대중국 무역에서 생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국가 사이에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적지만, 현재와 같은 무역 불균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무역 전문가이자 싱가포르 국립 비즈니스스쿨의 알렉스 카프리 교수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은 양국 경제 모두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카프리 교수는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45%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높아질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기는 등 일부 수입품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돼지고기, 쇠고기 등 수입 규제도 강력한 편이다. 

미국은 이 밖에도 금융, 소셜 미디어, 통신, 헬스케어 등 중국 당국의 규제가 엄격한 분야의 수입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BBC 등 외신은 전망했다. 

중국이 무역 개방의 범위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이 너무 지나친 요구를 할 경우 중국 역시 반격에 나설 수 있다.

카프리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요구사항이 한계를 넘어설 경우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 특히 미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환율조작국 지정가능성은 낮아···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되길 원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환율 조작에 대해 끊임없이 비난을 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환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미 재무부의 보고서에 중국의 환율 조작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채널뉴스아시아 등 외신이 5일 전했다. 

전 미 재무부 중국 경제 담당이었던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선임 연구원은 "당장은 중국을 밀어붙이기 위한 확실한 기준 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통화 검토 결과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이번 보고서에서는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군다나 위안화는 올해 들어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지만, 유독 달러에 대하서는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환율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환율의 흐름은 트럼프가 환율을 근거로 시진핑을 압박하기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안화가 국제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위안화 절하 정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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