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과 함께 미국의 원유 수출이 빠르게 늘면서 중국이 미국 원유 시장의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은 미국 통계국이 4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을 인용, 지난 2월 중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의 원유 최대 수입국이 됐다고 5일 보도했다.
싱가포르가 203만 배럴을 수입했고, 카리브해 연안의 퀴라소, 이탈리아, 일본, 한국, 네덜란드 등의 미국 원유 수입량도 100만 배럴을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OPEC 회원국과 비(非) OPEC 산유국이 극적으로 감산에 합의했고 감산 이행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미국이 끼어들면서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터너메이슨 & 코의 존 오어스 부사장은 "최근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다수의 OPEC 회원국 수출량을 넘어섰다"면서 "중국의 미국 원유 수입 급증이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의 미국 입지 변화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원유 거래중개업체인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아시아 시장 평균 가격이 두바이산 원유보다 50센트가량 저렴해졌다. 이는 지난해 평균 2.43달러가량 높았던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이 역시 미국의 경쟁력을 높였다.
원유 시장에서의 미국의 급부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유국이 극적으로 감산에 뜻을 모아 유가 하락세에 제동을 거는 듯했지만 미국의 등장으로 국제유가 하락 압력이 커진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원유 재고량은 5조3400억 배럴로 198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방재부망은 지난 3월 국제 유가가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것은 미국 원유 재고량 증가의 영향으로, 세계 원유시장에 다시 공급과잉의 '적신호'가 켜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 위기감을 느낀 사우디가 4월 아시아 원유 수출가격을 추가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