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했던 임원들이 결국 퇴출됐다. LG전자의 전략폰인 G 시리즈가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자 해당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강한 LG'를 지향하는 구본준 LG 부회장의 쇄신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소속 조성하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조 부사장은 그간 MC사업본부 한국 영업을 이끌며 통신서비스 사업자 판매 혹은 유통망 직판매를 총괄했었다. 2년 전 G4 출시 때만 해도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러나 LG전자가 지난해 7월 국내 스마트폰 영업을 가전 영업과 통합하면서 조 부사장의 역할은 축소됐다.
배원복 부사장도 마찬가지다. 배 부사장은 LG전자 MC 영업그룹장을 맡아오다 MC영업그룹 역할 축소에 따라 사내 TF 조직으로 이동했다. 배 부사장이 MC 전략 비즈니스 개발 태스크에 머문 시간은 9개월에 불과했다. MC연구소에서 일했던 박병학 상무와 김종석 상무 역시 같은 날 LG전자를 떠났다.
LG전자가 이 같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은 MC사업본부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전체 실적을 MC사업본부가 까먹고 있는 구조다. 지난해에만 이 부문에서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2015년 2분기부터 시작돼 7분기 연속 이어졌는데, 갈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MC사업본부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 퇴임한 임원들이 LG전자가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피처폰으로 잘나가던 시절부터 MC사업을 주도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 명성에 금이 갔고, 결국 LG전자 내부에서는 '임원들이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자조가 흘러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 사장은 일찌감치 구본무 LG 회장의 신임을 받아 2014년 11월 LG전자 MC사업본부장에 올랐다. 이후 G4와 G5를 잇달아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일 조 사장 교체설이 돌았지만 지난해 말 LG그룹 임원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조 사장의 입지는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까지 조성진·정도현·조준호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꾸렸던 LG전자가 올해부터 조성진 부회장 1인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조 사장은 대표이사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전략폰 G6 성과에 따라 조 사장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가 LG전자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예전부터 구본무 회장의 측근으로 통했다"면서도 "구본준 부회장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사업에 대한 장악력도 커진 만큼, G6 흥행에 따라 조 사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