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VS 유승민, '단일화' 신경전 가속화

2017-04-0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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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후보가 3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선 후보등록을 약 2주 남겨두고 보수진영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돌아오라"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압박하는 반면, 유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무자격 후보"라며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두 후보는 3일 앞다투어 자신이 '보수의 적자'임을 강조하며 상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홍 후보가 출정식을 했던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되더라도 법원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무자격자"라고 맹비난했다.

유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 법을 어겨서 탄핵을 당하고 구속된 마당에 이미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피고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것은 몰상식한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자유한국당을 향해 "염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보수는 품격이다. 자신의 판결을 앞두고 방탄 출마하는 후보를 우리 대구·경북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홍 후보는) 스스로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정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유 후보의 주장을 거들었다. 앞서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회의에서 주 원내대표는 "(홍 후보는) 입만 열면 대한민국을 세탁기로 돌려 청소한다는데 안방부터 청소하시라"면서 "그동안 홍 후보가 친박(친박근혜)들에 대해서 한 말 중 두 개라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벌써부터 친박에 얹혀 친박을 비호하려 하나"라고도 꼬집었다.

당초 유 후보는 출마선언 직후부터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청산 등을 연대의 전제로 거론하다, 홍 후보가 확정되자 '자격'을 거론하며 입장을 다소 틀었다.

같은 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유 후보는 "단일화를 하려면 둘 중에 누가 돼도 좋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되는데 (홍 후보는) 그 전제조차 성립이 안 되는 무자격 후보"라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이런 것보다 어느 후보가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봐 주시라"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왼쪽)가 3일 오후 서울 대치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을 찾아 이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로 보면 홍 후보가 유 후보를 앞선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불리는 현 대선지형에서 보수진영의 표를 결집시켜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두 후보 모두 단일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힘겨루기는 사실상 진보 진영이 유리한 구도 속에서 대선 이후 '주도권'을 노린 싸움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홍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인터뷰에서 "바른정당은 곧 돌아오실 분들"이라며 통합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범보수 진영이 분열된 건 탄핵 때문인데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마무리가 됐다"면서 "말하자면 분열의 원인이 없어졌으니 합쳐야 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당내 반발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홍 후보는 "없다"면서 "친박들이 없어졌다"고 근거를 들었다. 당내 경선에서 비박인 자신이 책임당원으로부터 60% 이상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당내 친박세력은 세를 잃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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